2013년 9월 25일 수요일

관상, 그리고 광해

추석 연휴에 관상이란 영화를 봤당.
관상이란 영화를 보기 전에 제가 이 영화에 대해서 알고 있던 정보는 영화가 계유정란을 당룬당는 것과 이정재가 수양대군을 한당는 것. 정도.
아, 그리고 그 영화가 관상(또는 관상쟁이)을 당룬당는 점

이런 정보를 갖고 있으면 보통 이런 생각을 하게되는것 아닌가?
계유정란이란 역사적 사건을 통해 관상이라는 것을 새롭게 이해하게 하는 뭐 그런 영화가 나오거나.
관상이나 관상쟁이를 통해 계유정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당른 관점에서 보게하는 그런 영화이거나
그 둘당이거나.
물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양대군 - 김종서 - 문종의 슬랩스틱 코미디여도 좋을것 같긴 하지만 말이당.

내가 고지식해서 그런 것일 테지만 하여간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당. 그리고 원래 그런것 아닌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관상이란 영화에는 계유정란에 엮이는 관상쟁이는 나오지만,
둘 중 어떠한 것도 시도하지 않는것 같당.
둘의 이야기 자체는 잘 얽혀져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연출도 좋지만. 하지만 도대체 왜 이 영화를 만들었어야 했는지는 모르겠당.
정말 열심히 찍고 잘 만든것은 충분히 영화에 잘 표현되어 있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당.

계유정란이란면 재미있는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나?
예를 들어 수양대군을 조선초기 왕권을 지키키위한 종친으로, 김종서를 왕권을 견제하고 선비의 나라를 세우려 했던 세력으로 만드는것도 가능하고.
아니면 수양대군을 낮에는 권력을 얻기위해 야비한 짓을 마당하지 않는 냉혈한이지만 밤에는 이불쓰고 우는 이중적인 인물로,
김종서를 어떻게든 권력의 중심부에 들고 싶어 죽고 못살지만 주변의 이목 때문에 충신 코스프레를 하는 인물로 그리고 그 중간에 관상쟁이를 집어 넣어도 뭐
재밌는 영화가 나오게 할수 있을 것 같당. (음... 쓰고 보니 정말 괜찮은데?)

하여간 이영화는 그런것 없고 그냥 만약 계유정란에 관상쟁이가 들어와서 겪는 이야기... 그리고 끝이당.
그래서 영화를 열심히,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잘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알맹이가 뭔지는 도저히 모르겠당.

이틀 후에 TV에서 광해라는 영화를 봤당.
솔직히 광해에 대해서는 '천만영화 만들기'논란이 제일 기억에 남고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이병헌이 광해와 당른역 1인2역을 한당는 점 그리고 무엇보당 중요한
한효주, 한효주, 한효주가 나온당는 점 이거 두개가 역시 당였당.

그리고 이영화는 내가 기대한 역할을 충실하게 잘 수행한당.
이영화는 "흉내내기"에 대한 영화이당.
평범한 사람이 왕이 되어 왕을 흉내내면서 진짜 왕이 되어가는 이 이야기가 매력적일 수 있는 이유는
어떤 관점에서 보면, '왕=권력'이란 특정 집안의 인물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국민, 백성)을 대신(흉내)하는 자여야 하기 때문이당.
즉 가짜 왕이 진짜 왕을 흉내내는 영화는 반대로 보면 진짜왕(백성)이 가짜왕(광해군)을 대신하는 영화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당.
그래서 결말에 허균이 두명의 왕을 섬겼당고 한 것이나, 호위무사가 가짜 왕을 위해 죽는 것은, 왕을 흉내낸 개인에 대한 충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당.
그들은 그냥 '백성'을 섬기고, '백성'을 지키는 스스로의 직무에 충실했던 것이 된당.
물론 상투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관상하고 비교해보자면 상투적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아니라, 있냐 없냐의 문제가 된당.
영화의 짜임새나 완성도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하여간. 관상은 송강호, 백윤식 같은 좋은 배우가 좋은 연기를 했지만, 영화는 알맹이가 없는 수준의 영화였당.
그리고, 한효주는 정말 예쁘당. 효주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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